서울 지하철 6호선/???
??? : “그래...결국 그 친구는 붙잡혔구먼.”
누군가가 포도주를 음미하며 TV를 보고 대화하고 있다.
??? : “그렇습니다. 참 행동거지가 적절한 친구라서 나중에 좀 더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안타깝게도 빠르게 들켰습니다.”
??? : “...역시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나라가 서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끔찍한 미래가 기다릴 나라이건만...접선책은 어떻게 되었지?”
??? : “예!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자 그냥 귀환했습니다.”
??? : “음...기회를 좀 더 노려야겠군. 북한의 핵무기 개발 상황은?”
??? : “예! 할 수 있다면 아직 핵 실험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아직 대외적으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만에 하나 제네바 합의가 파기될 경우 즉시 첫 폭발 실험 절차로 돌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그래...클린턴 행정부가 만에 하나 엎어진다면 북한은 핵무기 실험 시도를 재개하려고 할 거야. 구조적으로 김일성 일가의 말 한 마디가 곧 그 자체인 나라이니 김정일이 위험을 느끼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지. 얼간이들이 이런 불안정한 평화를 무너뜨리는 꼴은 보고 싶지 않은데...”
??? : “...새로운 세계, 새로운 질서는 반드시 와야 한다. 어느 다른 나라도 믿을 수 없다. 새로운 한반도 국가가 빠르게 나타나면 나타날 수록 이 위기를 더 쉽게 타개할 수 있을 것이야.”
??? : “보스.”
??? : “음? 궁금한 것이 있나?”
??? : “언제까지 저희는 이런 그늘 속에 있어야 합니까?”
중절모를 쓴 남자는 정장 입은 남자의 질문을 듣더니 한동안 말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
보스 : “진정한 세계, 천국과도 같은 세계가 전개되려면, 전쟁은 필연이겠지... 3차 세계 대전이 전개되기까지 우린 우리의 정체가 들켜선 안 돼. 각국의 정계를 은밀히 휘어 잡고, 모든 나라의 체제를 엎은 다음, 구세계의 치부를 모르는 아이들을 데리고 신세계로 보내야 한다. 하지만...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군. 무엇보다 우리의 존재마저 이 세계의 창조자는 계산하고 있을지도 몰라. 우리 조직이 붕괴하기 전에, 새로운 세계를 보아야 한다.”
??? : “제가 그 세계를 볼 수 있을까요?”
보스는 조용히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조용히 창 밖을 응시한다.
보스 : “아마도 쉽지 않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