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urify/Chapter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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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며칠동안 먹은 것이 없었는지 기운이 없이 멍하니 누워 있었고, 옆구리에는 총알 자국과 피가 말라붙어있었다.
그 표정을 보자, '죽이거나 무력화시킨 뒤 뭐라도 털자'는 생각을 가졌던 스스로에게 욕을 박고 싶었을 정도로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살아남고 싶다면 가급적 하면 안 되는 짓임을 알면서도 난 소녀를 아지트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사이콜라이트 반지가 손가락에 끼워져있어 망정이지, 하마터면 이 아이는 공황에 휩쓸릴 뻔했다.
당분간 굶주림과 피로에 찌들어야 한다는 리스크가 있었지만, 그 정도의 손해는 진작에 각오한 일이다.
그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내게 말동무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이득이었다.
며칠동안 모아온 의료품과 식량이 아깝긴 했지만, 그런 것쯤은 약국이나 식당을 털면 해결될 일이다. 일단은 사람 목숨이 우선이니까.
나 : “...역시 나는 이런 쪽으로는 실격인가 보네.”
그도 그럴 것이, 공황에 잠식된 도시는 타인과 협력하여 생존하는 것보다, 살아남기 위한 배신과 폭력이 만연한 곳이다. 과거에는 여러 생존자 캠프가 존재했지만, 그들은 진작에 이 도시를 빠져나갔거나, 약탈자들의 습격을 받고 와해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짐승이 되기에는 난 너무 유약한 것 같다.
Chapter I - 1. First Gate
8 + 6 = 2 10 + 8 = 6 4 - 8 = 8 7 + 11 = ?
Answer Type : Number
힌트: Clo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