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도시철도/미라골역
미라골 또는 미락골, 미랏골은 모두 미륵골(彌勒골)의 변형으로, 이 지역 주민들은 '미라', '미라골'이라는 표기를 가장 많이 쓴다. 동네 이름에 미륵이 붙게 된 사연은 수백 년 전으로 소급된다.
옛날에 한 노인이 꿈속에서 미륵불을 만났다. 그 미륵불이 말하기를, 자신이 마을 근처의 못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해 고초를 겪고 있으니 자신을 꺼내 주어 동리 바깥에 세워주면 큰 복을 점지하겠노라고 일러주었다. 꿈에서 깬 노인은 마을의 젊은이들을 불러 모아 연못의 물을 빼게 하였고, 그 바닥에서 천연한 선바위를 꺼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선바위를 진짜 미륵불상처럼 여겨 마을 어귀에 세워두어 기왓장을 얹어 보호각을 세우고 제사도 지내었다. 원래 이 바위에는 머리처럼 불쑥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훼손하였다고 전해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바위에 대한 제사 내용은 실전되었고, 보호각도 헐렸으며, 바위마저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신세가 되어 한 번은 부숴질 뻔한 일도 있었지만, 한 주민의 절실한 믿음으로 살아남아 지금은 봉서산 어딘가에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다고 한다.
마을의 전설이 비록 이렇다마는, 마을 이름이 이름인지라 이 동네에 있는 '미라초등학교' 학생들은 주변 다른 초등학교의 학생들로부터 놀림 받기 일쑤라고 한다. 그렇지만, 미라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마을과 학교 이름이 '미라'인 것이 웃긴 것은 맞는지라 저희들도 자조적으로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미라골역은 천안 1호선과 천안 3호선이 만나는 단 둘 뿐인 역 중 하나로,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봉서산 인근에는 1호선이, 쌍용대로 아래에는 3호선이 있다. (한편 이 역에서 천안 1호선 기준으로는 양 방향으로 급구배가 있는데, 천안역 방향으로는 내리막이 있고 천안시청역 방향으로는 오르막이 있다. 이럼에도 1호선 역은 굉장히 깊은 곳에 있다. 그 이유는 천안 버스 6을 타본 사람은 알 것이다.) 원래 계획상 봉서산 인근에는 역이 없었으나 노선을 남쪽으로 약간 옮겨 역을 추가함으로써 두 역 간 환승거리가 원래 계획보다 극단적으로 짧아졌고 상당히 편리한 환승으로 유명하다. 다만 1호선의 출입구는 대개 좁은 도로를 따라 나있는지라 시민들의 민원이 자주 오는 역이다. 한편, 역 주변에는 봉서산, 쌍용공원, 롯데하이마트, 미라초등학교, 천안고등학교, 쌍용패션타운 등이 있으며, 특히 봉서산에는 꿩, 뻐꾸기, 고라니 등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체험 공간으로 쓰이기도 한다.